크립토 고인물 테스트 : 안드레아스 안토노풀로스 인터뷰

5년 전(2019년) 친구와 함께 기획했었던 인터뷰를 우연히 발견... 반가운 마음에 아카이빙 해봄.

인터뷰이는 <마스터링 비트코인> 저자인 안드레아스 안토노풀로스(Andreas Antonopoulos). 예전에는 크립토 판에서 꽤 존재감이 큰 구루급 인물이었는데 요즘에는 잘 활동하지 않는 것 같다.

인터뷰 질의-응답을 다시 보니 재미있다. 여전히 유효한 문제 의식도 있고, 안토노풀로스의 답변도 5년 전에 나왔다기엔 상당히 인사이트풀했네. 별도의 검색 없이 이 인터뷰의 질문과 대답이 이해가 간다면 당신은 아마도 크립토 고인물?

나중에 써먹을 일이 있을 것 같아 질문-답변 스크립트를 정리해둔다.


질문 1: 당신은 2017년 말 CME의 비트코인 선물 시장 오픈에 대해서 옹호적인 입장을 취했지만, 최근 연이은 ETF 이슈에 대해서는 격하게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두 시장의 차이는 뭐라고 생각하나요?

안토노풀로스: 저는 선물 시장에 관여하지 않았습니다 그 부분에서는 약간 오해가 있었던 것 같은데요 시카고상업거래소(CME) 인덱스 뒷단에서 벌어지는 부분을 얘기했죠 즉, 비트코인의 가격을 설정하는 메커니즘과 가격 인덱스의 관계 말입니다.

당시 CME는 비트코인 인덱스를 발표했었고, 이는 비트코인 기준가격(Bitcoin Reference Rate, BRR)을 설정하기 위함이었습니다. 여러 거래소들에서 정보를 수집해서 공식적인 비트코인 가격을 산정했는데요. 저는 그 인덱스의 오퍼레이션을 감독하는 역할을 했어요. 하지만 해당 인덱스를 이용해서 선물 시장에 적용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의사 결정이나 그 외 기타 사안에 대해서는 전혀 관여하지 않았습니다. 이런 오해는 충분히 발생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왜냐면 CME가 비트코인 선물 상품을 내놓았고 해당 상품에서 비트코인 인덱스가 사용되었기 때문이죠 하지만 저는 인덱스에 대한 부분에만 관여했어요

저는 ETF가 그다지 좋지 않은 모델이라고 생각해요. 그 방식에서 암호화폐 관련 인덱스 펀드에 투자하는 사람들이 실질적으로 해당 암호화폐를 전혀 소유하고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 투자자들은 (프라이빗)키를 갖고 있지 않고 암호화폐에 대한 소유권도 전혀 갖고 있지 않습니다. 오로지 가격 변동에 따른 수익만 가져가죠. 결국 그들은 2차 투자자가 되는 겁니다. 그리고 제 생각에 그건 그다지 좋지 못한 생각인 것 같지만, 중요한건 사람들은 어쨌든 그걸 할 거라는 겁니다. 어떤 암호화폐를 보유하면서 (프라이빗)키를 스스로 관리하는 것, 저는 이 것이 암호화폐의 본질과 닿아있다고 생각합니다. 본인이 보관, 관리를 직접 컨트롤 하는 것이죠. 다른 사람에게 컨트롤을 맡기면서 크립토를 소유하는 것은 의미가 없습니다.

질문 2: 그렇다면 백트(bakkt)나 erisx와 같이 단순 계약이 아닌 현물 청산을 시행하는 거래소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요?

안토노풀로스: 맞습니다. 하지만 결국 그런 거래소 역시 다른 누군가가 키를 소유하는 커스티디안 체계를 사용합니다. 그리고 여전히 해당 모델은 암호화폐에 나쁜 모델이라고 생각하고요. 암호화폐는 당신이 직접 소유하는 자산이지 다른 누군가가 당신을 위해 보관하는 자산이 아닙니다.

질문 3: 당신은 비트코인의 스케일링을 위해 레이어 2 솔루션과 프라이버시가 중요하다는 주장을 했었습니다. 라이트닝 네트워크 외에 관심을 갖고 있는 레이어 2 솔루션에는 무엇이 있는지요?

안토노풀로스: 네. 매우 관심을 많이 가지고 있습니다. 저는 플라즈마, 라이덴 등 이더리움 기반의 레이어 2 솔루션이 흥미로워서 공부하는 중인데요. 라이트닝 네트워크와 아주 유사하지만 여러 측면에서 더 파워풀 하기도 하죠. 그냥 모든 종류의 레이어 2 솔루션에 관심이 있다고 말씀드릴 수 있겠군요. 그 이유는 그들이 멀티 커런시(Multi-Currency)이기 때문입니다.

결국 레이어 2 솔루션은 다른 블록체인을 연결하게 될 것이고요. 이들은 다양한 블록체인들 사이의 다리 역할을 할 것입니다. 최근 라이트닝 채널에 쌓인 비트코인이 1000개가 넘었는데, 저희는 개인적으로 일정 금액 이상의 비트코인이 라이트닝 채널에 쌓이게 되면, 소매 수준의 일상 결제는 원활하게 돌아가지 않을까 하고 생각합니다.

질문 4: 라이트닝 네트워크가 비트코인의 실생활 적용에 어떤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생각하나요?

안토노풀로스: 저는 이미 그렇게 사용하고 있고, 라이트닝 네트워크를 내 업장에 적용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그런 적용이 미래에 일어날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런 움직임은 이미 시작되었으니까요. 라이트닝은 네트워크는 지금도 잘 작동하고 있고 이제 사람들은 라이트닝을 기반으로 여러 흥미로운 애플리케이션을 만들고 있습니다. 작동 자체를 위해서는 더 많은 용량이 필요하지는 않습니다. 라이트닝 네트워크는 만들어진 목적에 따라서 잘 작동하는 중이죠. 소규모의 결제를 신속하고 즉각적으로 하고 있으니까요.

질문 5: 프라이버시에 대해 익명성과 가명성에 대한 얘기를 해보고 싶습니다. 비트코인은 익명성을 갖고 있는 프로토콜로 여겨졌지만 최근 가명성에 대한 문제가 제기되었는데 어떻게 생각하나요?

안토노풀로스: 비트코인은 관련 지식이 부족한 사람들에게만 익명성을 갖고 있다고 여겨져 왔는데요. 사실 비트코인은 익명성을 가진 적이 없고 느슨한 가명성을 갖고 있었습니다. 비트코인이 가진 가장 큰 문제 중 하나는 베이스 레이어에서 충분하지 못한 프라이버시를 갖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두 가지 방법이 있는데요. 첫 번째는 레이어 2에서 개선을 하는 것인데, 저는 결국 레이어 1에서도 개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레이어 1에서 더 강력한 프라이버시가 필요하죠. 그래서 저는 레이어 1에서 프라이버시를 확대하는 사안이 비트코인 프로토콜의 다가올 큰 변화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레이어 1에서 프라이버시를 확실하게 도입하지 못한다면, 그 지점에서 차후에 비트코인이 공격받게 될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질문 6: 프라이버시에 관련해서 jkp, 링시그니쳐, 최근 등장한 밈블윔블 등 다양한 프라이버시 프로토콜이 있는데, 어떤것이 적용 될 것 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안토노풀로스: 비트코인에 가장 먼저 적용될 것 같은 기술은 슈노어 시그니쳐와 Merklized abstract syntax tree / Taproot / Graftroot와 같은 기술의 콤비네이션이 될 것입니다. 이 빌딩 블록들은 confidential transaction을 위한 것이며 영지식 증명의 방식으로 전송되는 내용을 암호화 하게 하는데요. 이것이 다음 세대의 기술을 발전시킬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질문 7: 이더리움2.0에서 레이어 2 솔루션에 집중하지만 비탈릭은 레이어 1의 안정성과 스케일링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안토노풀로스: 아주 중요한 부분입니다. 오늘날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비트코인의 개선점은 레이어 1에서 프라이버시를 도입하는 것인데요. 레이어 1에서 프라이버시를 도입하지 못한다면 비트코인의 미래는 어둡습니다.

문제는 오늘날 비트코인 레이어 1에 변화를 주는 것은 정치적인 문제 때문에 아주 어렵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스케일링에 대해서 큰 논쟁이 있을 때마다 저는 생각을 바꿔서 스케일링과 프라이버시 이후에 다른 여러 문제를 해결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결국 레이어 1에서 변화를 만들기는 아주 어렵더라고요. 그리고 만약 한 가지만 고르라고 한다면 저는 프라이버시가 도입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스케일링은 레이어 2에서도 도입 할 수 있기 때문이죠 하지만 프라이버시는 레이어 2로만 이룰수는 없습니다.

질문 8: 비트코인과 블록체인, DLT와 같은 기술과 생태계를 이해하고 지지하는 사람들은 완전한 자유를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런 사상을 완전히 이해하고 이에 동조하지 않는 사람들은 완전한 자유보다는 정부와 은행 같은, 그들이 믿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단체들을 선호할 수도 있습니다. 이에 대해선 어떤 의견을 갖고 있나요?

안토노풀로스: 나는 정부와 은행이 갖고 있는 '신뢰'에 대한 환상은 오직 몇몇 국가에서 소수의 사람만이 갖고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만약 당신 국가의 정부와 은행을 믿을 수 있다면, 축하합니다! 좋습니다! 그 얘기는 당신이 인류의 15%에 해당한다는 얘기가 될 수 있거든요. 이를 제외한 85%에 해당하는 나머지 60억 인류에게 정부와 은행은 그들의 주권을 침범하는 단체에 불과하죠. 그리고 이는 미래에 당신의 가족과 아이들이 감당해야 할 아주 값비싼 교훈이 될 것입니다. 나는 사람들이 부패한 정부와 은행으로부터 보호되지 못하면 자유로운 활동도 할 수 없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대부분의 나라의 현실은 부패한 정부와 은행입니다. 그리고 만약 당신이 그렇지 않은 국가에 살고 있다면, 그건 엄청난 행운이에요.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은 권리를 누리지 못하고 있어요. 그래서 저는 그런 호사를 누리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한 솔루션에 더 관심이 가는 거죠.

질문 9: 그렇다면 남미나 아프리카, 동남아같은 국가들에서 암호화폐가 대중적으로 사용될 것으로 전망하시나요?

안토노풀로스: 그쪽만 해당되는 것은 아니에요. 멀리서 찾을 필요는 없어요. 중국을 보세요. 중국의 자유는 엄청나게 빨리 사라지고 있습니다. 중국은 아주 위험한 기술을 가지고 실험을 하고 있고 세서미 크레딧(Zhima Credit) 스코어가 아주 좋은 예시죠. 이는 수십억명 인구의 자유와 미래 번영을 억제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여기에는 교훈이 있는데요. 누가 됐든, 당신이 막강한 권력을 주면 그들은 부패한다는 것입니다. 이는 아주 위험한 실험인데요. 15억 명의 인구를 대상으로 그러한 실험을 할 경우 그 파장은 전 세계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굳이 제3국가의 예시를 들 필요도 없습니다.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경제 대국인 중국만 봐도 그렇잖아요. 금융적 자유와 보안 부분에서 이미 매우 큰 문제들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지금 당장은 연 6% 성장률로 가려지고 있지만, 성장률이 2%대로만 낮아져도 아주 불안정한 상황이 나타날 겁니다. 우리는 그런 일이 벌어지지 않기를 소망해야겠죠.

질문 10: 안정성(Safety)과 생기성(Liveness)의 측면에서, 전통적인 데이터베이스와 퍼블릭 블록체인을 비교해 주신다면?

안토노풀로스: 쉽게 설명하자면, 컨센서스(합의) 알고리즘을 논할 때는 다음의 네 가지를 확인하면 됩니다.

  1. 누가 미래를 바꿀 수 있는가?
  2. 어떤 비용으로
  3. 누가 과거를 바꿀 수 있는가?
  4. 어떤 비용으로.

모든 컨센서스 알고리즘은 이 네 가지 질문에 대한 답으로 분류할 수 있죠. 누가 어떤 비용으로 미래를 바꿀 수 있는가에 대한 측면에서, PoS와 PBFT, PoW는 거의 비슷합니다. 그 경우에 굳이 따지자면 PoW가 비싼 비용이 드는데요. 하지만 누가 어떤 비용으로 과거를 바꿀 수 있는가에 대해 얘기를 해보면 얘기가 아주 달라집니다. 만약 PBFT나 PoS의 참여자 100%가 동의를 하거나 힘을 합친다면 그들은 과거를 바꿀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비용도 전혀 들지 않고요. 하지만 PoW에서는 채굴자 100%의 합의가 있어도 에너지가 필요합니다. 즉, 특정한 비용이 들어가는데요. 그리고 과거로 멀리 들어갈수록 그 비용은 커지게 됩니다. 저는 이런 부분들이 근본적인 차이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질문 11: 전통 데이터베이스를 0에 두고 퍼블릭 블록체인을 100에 둔다면 프라이빗 블록체인은 숫자로 어디쯤일까요?

안토노풀로스: 20? 30? 프라이빗 블록체인은 전통 데이터베이스에 더 가깝습니다. 프라이빗 블록체인도 당신의 시작점이 완전히 중앙화된 조직이라면 아주 유용한데요. 좋은 예시는 에쿼티 시장을 포함해서 세상이 작동하는 방식입니다. 예를 들어 미국에는 중앙예탁기관(Depository Trust and Clearing Corporation, DTCC)라는 사기업이 있습니다. 이 회사가 모든 주식시장에서 에쿼티를 관리 감독하는데요. 이 회사는 단 하나의 사기업입니다.

이 시장은 얼마나 중앙화 되어있냐면? 아주 중앙화가 되어있습니다. 그런데 한 회사가 federated or distributed ledger technology를 이용하여 5개의 증권 거래소와 20개의 은행을 연동 하고 모두가 컨센서스 알고리즘에 의해 작동한다면 이것이 하나의 사기업에서 관리하는 것보다 나을까요? 당연합니다! 1개의 기업이 관리하는 것 보다 20배 정도 더 낫거든요. 이는 깊은 수준으로 분산화 되었기 때문에 훨씬 안전합니다. 이게 퍼블릭 오픈 블록체인과 같을까요? 아닙니다. 결국 당신의 작업이 어디에서 출발하는지에 달려있죠.

프라이빗 블록체인과 DLT는 모두 완전히 중앙화된 데이터베이스보다는 낫지만 오픈 퍼블릭 블록체인보다는 좋지 않습니다. 그리고 저는 그런 프로젝트에 흥미를 느끼지는 않고요.

질문 12: 현재 세계 경제는 중앙화된 발권시스템을 보유한 미국과 같은 국가의 양적완화 조치에 기대어 지탱되고 있습니다.
탈중앙화 시스템의 가장 큰 문제점 중 하나는 글로벌 단위의 공황이나 신용 경색같은 재난에 대응하기 어렵다는 점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 논점에 대한 의견이 궁금합니다.

안토노풀로스: 그건 중앙화된 조정이 글로벌 위기를 해결한다는 가정하에 성립하는 관점입니다. 많은 경제학자들이 사실 글로벌 위기가 중앙화된 이유는 조정 때문에 일어났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중앙화된 조정이 그런 위기를 해결하는 것이 아닙니다 사실 위기의 근본적인 원인인 것이죠.

오늘날 미국 양적완화에 대한 상황은 한 사람에게 코카인을 먹여가면서 계속 깨어있게 하는 것과 동일합니다. 당신이 그 사람에게 최대한 많은 양의 코카인을 주고 이게 만성화되어서 미국 경제처럼 거의 혼수상태에 이르게 되면 각성을 유지하는데 필요한 자극이 거의 조달러 단위에 달하게 됩니다. 사실상 경제는 거의 죽게 되죠. 거의 움직이지 않게 됩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코카인 주는 것을 멈추면, 심장도 멈추게 되요. 그럼 이제 어떻게 할까요? 당연히 코카인을 다시 투여해야 할 것입니다.

이는 건강한 상황이 아닌데요. 이런 상황에서 '만약 코카인이 없었다면 죽었을거야' 라고 생각한다면? 저는 왜 애초에 코카인을 줬는가? 라는 답변을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건 치료제가 아니거든요. 중앙은행에 의해 조절되는 경제 체제의 문제점은 이것이 비즈니스 사이클을 악화시킨다는 점인데요. 그들이 하는 것은 자본주의를 작동하게 하는게 아니라 실패한 비즈니스를 살리는 것입니다.

미국에서 가장 큰 기업들은 더 이상 자본주의를 경험하지 않아요. 수정 사회주의의 형태를 따라 이윤이 발생하면 그들이 갖고, 손실이 나면 우리가 대신 갚아주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죠. 결국 대기업들은 리스크가 없는 셈입니다. 이건 자본주의가 아니죠. 이런 요소들이 합쳐져서 우리가 지금 인지하는 상황이 만들여져 왔습니다. 저는 우리가 경제 체제를 비트코인과 같은 알고리즘화된 화폐들로 돌렸을 경우 어떤 결과가 나올지 아직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질문 13: 예정했던 질문은 아니지만, 오전에 필 짐머만과 인터뷰를 했었습니다. 그는 암호학계의 인사들이 '크립토'를 암호학 외에 다른 의미로 사용하는 것에 크게 문제가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더군요. 그래서 ‘아침에 안드레아스가 (디코노미 첫째날) 키노트에서 언급한 의견에 전적으로 반대되는게 아니냐’고 물어봤더니 그는 ‘그건 안드레아스가 틀린거다’라고 말했습니다. 어떻게 생각하나요?

안토노풀로스: 나는 필이 틀린거 같은데요. 엄청 간단한 일입니다. 언어를 소유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언어는 변화하죠. 수영장 관리인에게 크립토가 뭔지 물어보면 그 사람들은 수영장에 충분한 염소를 넣지 않으면 감염 될 수 있는 기생충인 크립토스포리듐에 대해서 얘기 할 것입니다. 그리고 그걸 암호학자들이나 나에게 물어보면 크립토가 크립토스포리듐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없겠죠. 크립토는 그리스어 접두사인데요. 이는 비밀이나 숨겨져 있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 접두사는 2030개의 과학적인 용어에 사용되고 있어요. 그래서 뒷부분을 제외한 접두사만 놓고 보면 무슨 의미인지 알 수 없습니다. 그래서 누구도 해당 단어를 소유 할 수 없는거죠. 그리고 만약 누군가가 해당 단어를 소유 한다면?

크립토는 그리스어입니다. 그리고 나는 그리스인이죠(안토노풀로스는 그리스 국적자임 ㅋㅋ). 그렇다면...(웃음) 내 마음대로 크립토를 정의할 수 있나요? 그렇게 한다면 그건 웃긴 일이 되겠죠. 아무도 언어를 컨트롤 할 수 없어요. 언어는 진화하고 살아있으니까요. 아무도 다른 사람들이 사용하는 단어를 제한 할 수 없습니다. web이라는 단어는 거미가 먼저 사용했기 때문에 world wide web에 사용하면 안된다고 한다면 어떻게 생각하겠습니까? 언어는 진화하고 더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는 의미가 대중성을 띄게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누구나 사용하고 싶은 대로 사용하고 누구도 언어에 대한 책임은 없는 것이죠. 왜냐하면 언어는 탈중앙화된 시스템이기 때문입니다. 만약에 필 짐머만이 언어의 새로운 독재자가 되고 싶다면 뭐 그거대로 좋은 일이지만 제가 그 말을 들을 필요는 없습니다. 물론 저는 그가 천재라고 생각하고 엄청 존경하지만 그가 크립토라는 단어를 사용하는데 있어서는 틀렸다고 생각합니다.

질문 14: Deconomy, Decentralized Economy 혹은 Defi 같은 단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요?

안토노풀로스: 저는 아직 그런 단어에 대한 정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그냥 유행어(buzz word)인거 같아요. 모두가 엄청 열광하지만 정작 그게 무슨 뜻인지는 아무도 모르는? 음.. 그건 ‘fi’의 일종이지만 ‘de’같기도 한..? 저는 이런게 어떤 의미를 갖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냥 마케팅 수단이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마케팅적인 측면에서 이는 아주 강력하고 효과적인 마케팅 용어입니다. 블록체인처럼요.

하지만 이런 마케팅 용어를 사용하는 것의 문제점은 이런 단어들과 뭔가를 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모두 같은 의미로 사용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블록체인이 오늘날 무엇을 뜻하는가? 생각해보면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블록체인은 ‘더 많은 돈을 모으기 위해 좋지 않은 단어를 사용한다’ 라는 뜻이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향후 일년 동안에 defi는 ‘더 많은 돈을 모으기 위해 ‘좋지 않은 단어’를 사용한다‘ 라는 뜻이 될 것입니다. 사람들은 포장이 모두 스마트컨트랙트로 이루어지는 ‘defi 감자칩’을 만들겠죠. 그게 왜 안되겠어요? 하지만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사람들은 그런 단어로 더 많은 돈을 모으고 관심을 받기 위해 사용합니다. 탈중앙화 경제를 이루고자 하는 아주 흥미로운 프로젝트들이 실존하기는 하죠. 하지만 그 단어 자체는 별 의미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Subscribe to 3년후 연구소

Sign up now to get access to the library of members-only issues.
Jamie Larson
Subscribe